2018년을 돌아보며
매년 맞이하는 마지막 날이지만 오늘은 특별하게 개인 수첩이 아닌 블로그에 글을 작성합니다. 회고는 늘 조용하게 혼자서 하는 스타일이라 오픈된 공간에 제 회고 글을 적는 게 뭔가 쑥쓰러웠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늘 한 해의 마지막 날은 교회에서 가족들과 보냈기에 ‘회고’라는 용어보다는 송구영신 예배에서 한 해를 돌아보는 ‘자기 성찰’이라는 용어가 더 친숙하기도 해서 그런 거 같아요.
결정적으로 얼마 전에 민준님의 회고 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부분을 공감하고 회고 글을 써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다행히 한 해가 지나가기 전에 회고 글을 작성해서 참 다행입니다.
그럼 오늘은 정말 다이나믹 했던 2018년을 돌아보겠습니다.
키워드 중심의 2018년
시간이란 늘 지나고 보면 찰나의 순간으로 느껴지지만 올해는 이것저것 많이 하다 보니 더 찰나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기억을 되짚어보며 1월부터 12월까지 키워드를 뽑아봤어요.
- 1월 : Do it! Vue.js 입문 출판
- 2월 : 출판 기념 파티, Do it! Vue.js 입문 출판 기념 공개 세미나
- 3월 : 2018 Vue.js 미국 컨퍼런스 참가
- 4월 :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자 활동, 대마고 멘토링 시작, 인프런 Vue.js 중급 강좌
- 5월 : 경력직 면접, 마이크로소프트웨어 Vue.js 기술 기고
- 6월 : 경력직 면접
- 7월 : 인터넷 전문가 협회 출강, GDG 밋업 개최
- 8월 : 2018 KossCon 발표
- 9월 : 가족 여행, 인프런 PWA 기초 강좌
- 10월 : 발리 여행, 한양대 특강, 코스랩 중간 발표
- 11월 : 2018 W3C HTML5 컨퍼런스 발표
- 12월 : 부산 여행, 코스랩 최종 발표, 인프런 Vue.js 실전 강좌(Coming soon)
Default : 회사 프로젝트(평일), 패스트캠퍼스 오프라인 강의(주말)
이렇게 적고 보니 뭔가 많이 한 것 같은데 실제로 이번 한 해가 정신이 없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회사 프로젝트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먼저 회사 프로젝트 얘기를 좀 해볼까 해요.
웹 서비스 총책임자
올해 하반기에 유난히 정신이 없고 심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이유는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 하던 프레임워크 개발 업무에서 벗어나 웹 서비스를 제작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같이 일하게 된 PM분이 웹 서비스를 저한테 통째로 맡기셨어요. SI 회사의 특성상 회사 내부적으로 인력 풀이 항상 여유롭지 않고,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그때그때 업체와 인력을 소싱하는게 허다합니다. 다행히 주변 친구의 도움으로 pxd라는 좋은 업체와 백엔드 개발자, 그리고 프런트엔드 개발 전문 업체와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인력 소싱부터 기술 스택 선정까지 모두 제게 권한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Vue.js와 Spring으로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기반의 웹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백엔드 개발자의 무단이탈, 상세 설계 없이 개발하는 프런트엔드 등의 수난 시대를 겪고 나니 힘들었지만 정말 그래도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async & await 패턴이 자바스크립트 안티 패턴이다 라고 주장하는 백엔드 개발자와 함께 일하면서 백엔드 개발자와의 협업 방식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개발자분이 프로젝트에서 무단이탈하고 나서부터는 정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낮에는 프런트엔드 개발을 하고 밤에는 스프링 공부해서 새벽에 백엔드 코드를 작성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제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UI & UX, GUI, 퍼블리싱, 프런트엔드, 백엔드에 모두 직접 관여하면서 더 넓은 시야로 서비스를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게 프런트엔드 개발자로서 마음껏 UI, UX를 고민하고 그걸 디자인과 개발에 반영할 수 있었어요.
아참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함께 멋진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그리고 재밌게 개발하고 있는 프런트엔드 개발 전문 업체 펀랩 임직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2019년에는 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해서 멋진 서비스를 런칭해야죠.
패스트캠퍼스 오프라인 강의
올해 회사 못지 않게 많은 시간을 할애 했던 부분이 바로 패스트캠퍼스 오프라인 강의입니다.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같은 곳에서 강의하는 민준님의 회고 글을 보면서 많은 부분이 공감되었습니다. 교수법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학습자의 학습 효과 등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를 모두 하고 있는 제게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고, 어떻게 하면 더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처음 제가 프로그래밍 관련된 온라인 강의를 들었던게 2012년 1월이었던 것 같아요.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면접을 보면서 CTO분이 과제를 내주셨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학습은 CodeSchool이라는 사이트로 하라고 안내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온라인 강의를 듣기 시작했고, 단순 지식 전달형이 아닌 5~7분 사이의 짧은 설명 후 실습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너무나 재밌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직도 많은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구요. 저도 학습자의 입장에서 재밌고 효율적인 강좌를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패캠에서 강의한지 벌써 20개월이 됐습니다. 200명이 넘는 수강생분들을 만나고 가르치면서 저의 지식과 경험도 풍성해지고, 무엇보다도 수강생 분들의 입장에서 수업을 바라보고 교과 과정을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매 회차마다 새로운 분들이 오셔서 새로운 시각으로 질문을 해주시고 더 듣고 싶은 내용도 알려주십니다. 그런 내용들을 다음 회차에 보충하고 개선하면서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재밌어하는 강의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려 제 패스트캠퍼스 수업을 들어주신 모든 수강생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
인프런 온라인 강의
패캠 강의 얘기했는데 사실 또 강의라는 주제로 얘기를 하는 게 중복 같지만 그래도 오프라인 강의 못지않게 제게는 또 중요한 부분이 되어 버린 온라인 강의에 대해서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에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실은 오프라인 강좌 때문이었습니다. 꽤 비싼 금액과 소중한 시간을 들여서 오신 분들께 처음 목표한 부분만큼 지식을 다 나눠드리지 못해서 추가로라도 제공해드리고 싶어 인프런에 강의를 올리게 되었어요. 지금은 오프라인 수업을 들으시는 분들이 예,복습 용도로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고 계셔서 정말 뿌듯합니다 :)
평일, 주말에 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온라인 강의가 주는 혜택은 정말 엄청난 것 같습니다. 강사와 학습자가 모두 비용, 시간적인 면에서 윈-윈을 하니까요. 물론 오프라인 수업보다는 집중도가 좀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집중력을 올려줄 수 있는 대화형(Interactive) 강의로 충분히 학습자의 흥미와 학습 효율을 높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회사에서 급하게 백엔드 개발을 해야 했을 때 백기선님 강의 보면서 정말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고 바로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가 앞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혁신과 진보를 앞당길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온라인 강의는 사회적으로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주고 교육 비용을 감소시켜주기 때문에 개개인의 관심과 함께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서 인프런에 악플 다시는 분들이 많은데.. 신랄한 비판도 좋지만 가급적 강의를 준비해주시는 분들께 상처가 되는 언행보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업 올리는 건 꽤 고된 작업이에요.. :)
끝으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인프런 이형주 대표님 화이팅입니다!
내실 있는 개발자
이미 민준님 언급을 한 2번 한 것 같은데 이렇게 또 언급하면 3번 하는 거네요.. 새해에는 민준님이랑 밥 한번 먹어야겠습니다 ㅋㅋ 민준님의 글에서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이 하나 더 있었어요. ‘남들의 기대치와 다른 나의 모습’이라는 부분에 한 300% 공감합니다. 제가 4년 전에 처음 기술 강의를 시작했을 때도 그리고 올해 초에 출판을 하고 나서도 제가 강사니까 그리고 저자니까 잘 알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아직 잘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매일 더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얼마 전에 인프런에서 했던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어요. 정말 잘하는 개발자는 늘 낮은 자세에서 열린 사고로 남의 지식을 수용한다고. 그리고 예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의 글귀 중에 이런게 있었어요. “진정한 겸손이란 자기의 지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것” 엔지니어로서 항상 견지해야 할 점은 바로 세상에 진리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100% 완벽한 게 아니라 작은 오류의 가능성에 대해서 열어두고 같이 대화하면서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자세인 것 같아요.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면서도 저자라면, 강사라면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더 정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의 글과 말이 누군가에게는 처음 접하는 지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남에게 지식을 공유할 때는 충분히 조사해보고, 검증해보고 그리고 많이 사용해보고 나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역시 열심히 지식을 습득하고, 배우고, 구현하고, 체화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성장하고 더 많이 배우는 개발자가 되어야겠습니다. 우리 함께 성장해요! :)
Bye 2018 Welcome 2019
기술 블로그에 처음으로 회고를 쓰다 보니 참 미묘한 감정이 드네요. 뭔가 맨 마지막에는 참고 링크를 걸어드려야 될 것 같은데.. ㅋㅋ 그리고 늘 수첩으로 돌아보던 한 해를 블로그 글로 돌아보니 참 신기하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다들 사랑하는 가족분들과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세요. 저는 열심히 Vue.js 수업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2018년에 품었던 치열함과 성장의 밑거름으로 2019년에는 더 치열하게”
장기효 올림
※ 뷰 실전 인프런 온라인 강좌 오프닝 영상(2019년 1월 1주 개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