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엔드 개발자의 2019년 회고

들어가며

얼마 전 친구들과 회고에 대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회고를 이미 쓴 친구도 있었고, 회고를 빨리 써야지 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저는 올해 회고를 쓰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회고란 자기 스스로 진정성 있게 성찰을 하고 반성하는 게 목적이지 남에게 공유하는 것이 주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쓴 회고를 보니 자연스럽게 제 지난 2019년이 회상되었습니다. 회고의 순기능이란 게 이런 거구나 느끼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개발자들의 블로그가 생각나더군요. 그 사람의 지식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걸 보면서 드는 생각들..

저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지식과 관점을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제 한 해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올 한 해를 돌아보니 회사와 강의, 학습, 공유라는 키워드가 생각납니다. 평년과는 다르게 휴직도 했네요. 그럼 키워드별로 한번 돌아볼게요.

강의

회사를 다니면서 강의하고 있는 제게 올 한 해는 가장 바쁜 한 해였습니다. 회사의 파트너사 강의를 시작으로 꽤 많은 회사에 강의를 나갔습니다.

바쁠 때는 일주일에 7번 강의를 나가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수업 들어주시는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강의하는 매 순간이 즐거웠습니다.

수강생 분이 선물해주신 방패 식혜

강의를 하면 항상 열심히 하시는 분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분들께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더 좋은 내용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제 스스로 자기 개발을 꾸준히 하게 되는 것도 강의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강의로 더 많은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공유

강의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거라면 공유는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제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년도에는 회사 외 시간을 거의 강의에 할애했지만 그래도 틈틈이 시간을 내서 지식을 공유했습니다.

웹팩 핸드북

그리고 제가 시작한 공유 활동에 모르는 분들도 함께 참여해서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웹팩 핸드북 컨트리뷰터와 후원자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개인 시간을 내어 국내 개발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분들이 계신 걸 보고 흐뭇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지식 공유와 오픈 소스 개발에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학습

강의와 지식 공유를 잘하기 위해서 학습은 매일 해야 합니다. 올해 유달리 더 관심을 갖고 고민했던 주제입니다.

회사에서 만드는 웹 서비스 말고도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 웹 사이트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위 주제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뒤돌아보니 재밌게 배우고 적용했네요. 더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주제이기에 내년에도 꾸준히 볼 것 같습니다.

회사

올해는 회사에서 여느 때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물론 좋은 경험만 있었던 건 아니고 스트레스도 꽤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하나의 팀을 맡아 기획부터 서비스 런칭까지 했습니다. 프리랜서, 파트너사와 일하면서 같은 목표를 바라보게 하는 방법과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PM이 교체되면서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도 절실히 느꼈습니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 - 디자인 - 개발 - QA 파트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사고하고 잘 만들고자 하는 목표 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없었을 때의 협업이 얼마나 수동적이고 서로 일 미루기를 하는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속적인 학습은 개발자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자기의 지식에 얽매여 발전과 성장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 사람들의 관점과 회사나 우리 사회의 구조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서비스를 잘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꾸준히 자기 개발하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휴직

하반기에는 장기간 프로젝트를 하며 지친 마음과 몸을 추스르기 위해 2개월 휴직했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서비스를 만드는데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새로 공부할 기술들이 많아졌죠.

특히 Vue.js는 내년 1분기에 메이저 버전 업데이트가 있어 학습해야 할 새로운 개념들이 많았습니다. 코드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타입 시스템과 웹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성을 높여주는 PWA의 새로운 라이브러리도 공부해야 했죠.

그렇게 2개월 동안 학습과 발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타입스크립트를 정리한 사이트와 개인 프로젝트로 만든 사이트
2019 W3C HTML 컨퍼런스, Hanoi Developer Circle from Facebook

회사를 다니지 않고 보낸 2개월의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단순히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를 가지 않아도 돼서가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학습과 개발, 지식 공유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불규칙적으로 생활하면 안 되니 새벽 수영을 끊고 하루 종일 공부하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강의가 있을 때는 강의에 나가고 집에 와서는 새로운 것을 학습하면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싸이클을 경험했습니다.

휴직하면서 또 하나 느낀 건 더 이상 회사의 월급에 의존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구나 였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강의 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학습 - 성장 - 공유 - 보상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를 지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에는

2020년에도 더 재밌게 배우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직무 관련 영어 컨텐츠 뿐만 아니라 국내 도서도 많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께 공유해드리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독서량을 늘리려고 합니다 😄

새해에도 재밌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