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돌아보기

들어가며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출발을 하기 전에 지난해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작년 하반기와 같은 삶이 계속될 것 같아 제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회고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미 새해가 시작되었으니 짧게 돌아보겠습니다 :)

2020년의 키워드

2020년의 키워드는 코로나입니다. 음.. 코로나가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지? 하면서 키워드를 추려보니까 아래 4가지 정도가 나오네요.

  • 이직
  • 오프라인 강의
  • 재택근무
  • 온라인 강의

하나씩 돌아볼게요.

이직

꽤 오랜 기간 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이직. 2020년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고민했던 주제였습니다. 제 캘린더를 보니 1월부터 뭔가 이직 준비를 열심히 했네요. 이직을 결심했던 이유는 크게 3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 회사에서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
  •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없는 환경
  • 성장을 원하지 않는 동료 개발자들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SI 업계에서 거의 7년을 있었습니다. 회사를 떠나기 직전까지도 회사 안에서 늘 배움이 있었고 배움이 없더라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조성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겠다 라는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와 환경을 마주하게 되었죠. 개발자로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했는데 회사 안에서는 이 욕구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지금 재밌게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이 회사에 온지 반년이 넘었네요. 이전 회사와는 모든 면에서 다릅니다. 기업 문화, 업무 환경, 개발 환경, 그룹 웨어, 그리고 가장 크게 다른 조직 구성원의 역량. 이전 회사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인하우스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부재를 현재 이 곳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작은 고민부터 전체적인 일정 계획까지 진행하는 웹 서비스 기획자, 개발자가 피드백을 주지 않아도 될 만큼 완벽한 미를 추구하는 디자이너 등. 서비스를 잘 만들 수 있는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회사도 그 서비스로 수익을 냅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을 채용합니다. 이전 회사에서 꿈꿔왔던 이상적인 IT 회사의 구조죠.

그리고 지금은 더 잘하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동료 개발자들과 재밌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개발해왔기 때문에 쌓인 레거시와 기술 부채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습니다. 20만 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잘 사용해 주고 계시는 서비스인만큼 저도 앞으로 더 좋은 서비스로 가꿔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동료들과 함께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클로바더빙 사이트
동영상에 AI 목소리를 입혀주는 클로바더빙

오프라인 강의

이직할 때 오프라인 강의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3년 넘게 평일, 주말마다 해왔던 오프라인 강의를 할 수 없게 됐거든요. 국내 서비스 회사들은 겸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어서 오프라인 강의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강의하는 게 좋았습니다. 새로운 분들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의 시간 내내 열심히 집중하고 경청해주시는 수강생 분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가득한 회사에 비해 강의장에는 주말에도 포항, 대구 등 지방에서 먼 길을 오고 가며 수업을 들을 정도로 열심이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많은 것을 알려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강의 경험이 제게는 성장의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만드는 서비스도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까 고민하게 되었고, 개인 시간에는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계속 무언가를 배웠던 것 같아요.

이런 소중한 경험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들께 더 좋은 컨텐츠를 전달해 드리기 위해서는 제 스스로도 더 성장하고 많은 걸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끄는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얻는 다양한 관점과 시행착오가 좋은 지식과 컨텐츠가 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주말마다 고정적으로 해왔던 패스트캠퍼스 강의를 잠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

아마 코로나로 다들 재택근무를 경험하셨을 텐데요. 저도 입사하고부터 계속 주 3회 또는 전면 재택을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재택근무가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식사와 커피를 해결할 수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일을 더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명확하더군요. 입사 초기에 한창 바쁠 때는 재택근무 덕택에 근무 시간을 좀 더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비용은 소폭 상승한 것 같습니다. 옆자리에 있으면 바로 보여주면 되는데 이걸 다 설명하려고 하니 시간이 아무래도 더 들어가더라구요. 물론 지금은 메신저와 화상 회의로 얘기 나누는 게 익숙해져서 많이 적응했습니다.

내 방 사무실
내 방 사무실

그렇게 오랜 기간 재택근무를 하니 이번엔 몸에 이상 신호가 왔습니다. 하루에 같은 자리에서 14시간씩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앉아 있게 되니 허리가 정신을 못 차리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에 출근(?)할 때 방에 폼 롤러와 요가 매트를 책상 뒤에 깔아 놓고 스트레칭 하고 업무를 시작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2시간 정도 코딩하고 쉬면서 5분 ~ 10분 정도 스트레칭 해주니 좋은 것 같더라구요 :)

새해에는 더 열심히 스트레칭과 코딩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나만의 야외 헬스장
코로나로 발견한 나만의 야외 헬스장

온라인 강의

이직하면서 포기한 오프라인 강의의 빈자리를 온라인 강의로 채웠습니다. 오프라인 강의를 하면서 미처 전달드리지 못한 자료들을 제공해 드리고자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었는데요. 이제는 제 강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수단이자 수강생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었네요.

2020년에 올리고 싶은 강의가 몇 개 더 있었는데 이직하고 나서 적응하느라 다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새해에는 아래 주제에 대해서 강의를 제작해 보려고 합니다 :)

  • Vue.js with Typescript
  • 자바스크립트
  • Vue 3
  • 프런트엔드 테스팅
  • 프런트엔드 실무 개발

그리고 주말에는 이제 오프라인 강의를 하지 않으니 대신 온라인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인프런에 멘토링이라는 기능이 생겼는데 벌써 두 분 정도 뵙고 재밌게 미팅을 한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고맙다고들 말씀을 해주셔서 저도 멘토링 시간이 참 뿌듯하고 주말이 즐거워졌습니다 😄 혹시 저와 프런트엔드 개발 관련해서 얘기 나누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신청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인프런 멘토링 신청하기

새해에는

새해에는 다른 것보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은데 계속 집에만 있어야 하니 너무 삶이 황폐해지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도 다 같은 마음이시겠죠? 😄 새해 다짐과 소망이 어떤 것이건 간에 응원하고 잘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즐겁게 보내세요! 😄

캡틴판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