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스크립트 코딩할 줄 모르는 사람이 필요한가요?

들어가며

요즘 프론트엔드 분야는 춘추전국시대, 격동기 등으로 불리울 정도로 정말 다양하고 많은 기술이 빠르게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하게 되는 것이 ‘어떤 기술을 선택해서 배워야 하나?’ 그리고 ‘그 기술을 얼마나 깊게 파야 할까?’ 와 같은 주제들입니다. 이런 고민에 대한 저의 생각은 “정답은 없다”입니다.

모든 언어, 프레임워크, 도구가 각각의 역할이 있기에 특정한 기술만 통달한다고 해서 다른 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럴 때일수록 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적 사고방식과 동작원리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다지면 좋겠죠 :)

오늘은 이러한 고민들에서 파생될 수 있는 좋은 글을 하나 번역하였습니다. 개발자라면 많이들 참석하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나온 질문을 되돌아보며, 개발자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결론을 낸 글입니다.

이 글이 풀스택 개발자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요즘 시장에 조금 더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면 좋겠습니다.

원문

최근에 호주 멜버른의 Web Directions Code 2017에 연사로 참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Mark Dalgleish, Glen Maddern와 함께 패널로 참가했었죠. 패널 토론 중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IT산업에서 HTML이랑 CSS만 할 줄 아는 사람들이 필요한가요?”

제게는 이 질문이 이렇게 들렸습니다. “자바스크립트 코딩을 못하는 사람이 개발자로서 가치가 있을까요?” 이 질문 이후에 청중들과 몇몇 대화를 주고받았고, 아마 많은 분들이 질문을 저와 같은 방향으로 해석한 듯 보였습니다.

더 글을 적기 전에 한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이 글은 CSS vs Javascript에 관한 글이 아닙니다. 만약 그런 글을 기대하신다면 지금 당장 그만 읽으셔도 됩니다. 그렇다고 이 글이 뭐가 더 나은가를 다루지도 않습니다. 이 글은 개발자들과 그들의 기대 심리에 관한 글입니다.

다시 아까의 패널 세션으로 돌아가서, 패널 연사들이 청중에게 물었습니다. “HTML이랑 CSS만 다룰 줄 아는 분을 고용해보신 적이 계십니까?” 이 질문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꽤 실망스러웠죠.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개발자를 고용하고 싶어 하는 욕심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왜 Javascript만 할 줄 아는 건 괜찮은데, HTML과 CSS만 할 줄 아는 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세상의 모든 웹 사이트가 시멘틱하고, 접근성이 보장되며, 모든 기기와 브라우저에 완벽하게 호환이 된다면 뭐 그때는 HTML과 CSS가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되겠죠. 그렇지 않다라고 한다면, 더 이상 HTML과 CSS의 평가를 절하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자바스크립트를 폄훼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자바스크립트를 정말 좋아합니다. ES6가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혜택을 보세요. 만약 당신의 직무가 스크립트만 다루는 거라고 하면 얼마나 재밌고 즐겁겠습니까? 마치, 마크업 개발자가 SVG, 애니메이션, 접근성 같은 특정 분야만을 다루는 것처럼 말이에요.

단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HTML와 CSS를 잘 다루는 개발자를 높게 쳐주지 않는다는 게 우려됩니다. 이 태도는 잘 이해가 안가죠. 우리 모두가 함께 IT 산업에 종사하면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HTML과 CSS도 중요하죠. 처음에는 순진하게 IT 산업이 각 전문 분야에서 마주치는 도전적인 과제들을 인지하는 단계까지 진화한 줄 알았습니다. 그게 금방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깨달았어요. 왜냐면 이 태도는 아직도 만연하니까요.

물론 정말 이것저것 모두 다 잘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모든 걸 잘한다고 해서, 모든 개발자들이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라고 몰아가면 안됩니다.

모든 걸 다 아는게 항상 유익한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정말 얕고 넓게 많이 아는 경우가 있죠. 때로는 이런 얅고 넓은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고, 특정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이건 프론트엔드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다 적용되는 말입니다.

“모든 걸 다 알아야 한다”라는 사상이 팽배해졌을 때, 가장 큰 부작용은 우리의 IT 산업 전체가 늘 번아웃 증후군과 정신적으로 시달리는 전문가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는 거죠. 컨퍼런스에서 Full Stack Anxiety와 같은 발표를 듣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개발자가 모든 걸 다 알아야 하고 엄청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산업 전반에 이런 생각이 만연한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 잘못이 큰 것 같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고용하고, 채용 공고의 자격 요건이나 담당 업무에 명시하여 그런 기대 심리를 만들어 내니까요. 더 최악인 건 그럼으로 인해 사람들이 동료나 친구들의 능력을 무시하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몰아가지 않는다면, 더 정신이 건강한 개발자들을 산업 전반에 키워낼 수 있을 겁니다. 풀스택에 대한 강박관념과 염려를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을 겁니다.

상상해보세요. 모든 개발자들이 더 이상 서로의 가치를 낮추는데 힘을 쏟는 게 아니라, 세상의 혁신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업하게 되었을 때 웹이 어떻게 변할지 말이죠.

긴 글 요약 : CSS, HTML, Javascript 모두 사랑합니다. 프론트엔드 영역에서 이 3가지 모두 다 중요해요. 제가 싫어하는 건 마크업과 스크립트 개발자가 서로 가치를 깍아내리는 언쟁과 싸움입니다. 이제 이런 무의미한 싸움은 그만하고 각자의 기술에 소중함을 느낍시다. 만약 당신이 모든 걸 배울 수 있는 역량이 된다면 좋은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괜찮아요 :)

참고

Is there any value in people who cannot write JavaScript?